"현실 모른다" 역풍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 뭐라고 했길래…

입력 2022-01-07 17:32   수정 2022-02-01 00:01


아기를 낳지 않고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부부들을 비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교황은 지난 5일(현지시간) 수요 일반 알현에서 "너무 많은 부부가 아이를 원치 않거나 더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한 명만 낳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강아지 두 마리,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다"면서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아이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와 관련 "교황이 현실을 모른다", "그의 발언은 성차별적이다"라는 지적과 함께 특히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의 국민보건서비스(NHS) 관리자인 소피러스비는 "모든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교황의 발언에 대해 "정말 단순하고 둔감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반려동물 두 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스테프 역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대신 개를 기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개를 아이처럼 대한다"고 말했다.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느끼는 것은 맞지만 아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벨파스트 퀸스대의 심리학자 데버러 웰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주인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여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거론했다.

그는 "사람이 아이의 대체재로 반려동물을 이용한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사람이 동물에 의존적이다.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엄청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최근 70년간 유럽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황은 지난주 이탈리아의 출생률이 하락한 것으로 발표되자 "이 나라가 '인규 통계학적인 겨울'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단순하게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인구학자 프란체스카 피오리는 "저출산은 고용 불안, 비싼 집값, 경제적 불확실성, 육아 준비와 유연근무제 부족 등의 문제를 포함한다"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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